16990820

jiamdiary
이동: 둘러보기, 검색


1699820
← 이전 다음 →
1699년 8월 19일 己卯년 癸酉월 乙酉일, 양력 1699-10-12 1699년 8월 21일


태그숨기기


원문이미지보기


1699년 8월 20일 을유
二十日 乙酉
된서리가 내리기 시작함. 낮에는 맑음
淸霜始下 晝陽
날이 밝을 무렵 상구(喪柩)가 산소에 도착했다. 나 또한 나아갔다. 진시(辰時)에 하관했다. 상미(尙美)인물씨가 내게 신주를 써달라고 청하였고, 극인(棘人)인물[1]도 또한 간곡히 부탁하였으나 내가 마침 눈병이 있어서 겨우 모면하였다.
平明喪柩到山所 余亦進去 辰時下棺 尙美氏請余題主 棘人又懇乞 而余適患眼僅免
반혼(返魂)개념을 떠난 후 나와 흥아(興兒)인물물품을 돌렸다.
返魂旣發 余與興兒回鞭
윤 <Term id="M647" name="판관">판관(判官)인물</Person>이 수행하여 제각(祭閣)에 도착해서 잠시 얘기를 나눴다. 윤 판관의 말로는, 주산(主山)의 왼편에 예전에 작은 암자가 있었으니 그 이름을 마산사(馬山寺)공간라고 하였다고 한다. 선세(先世)에 힘을 모아 영건하고 승려들을 불러들여 자손들이 학업을 닦는 곳으로 삼았는데, 지금 만약 다시 짓는다면 산소의 금벌(禁伐)은 근심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하였다. 내가 “그 말이 매우 좋네. 잠깐 가보세.” 라고 하며, 윤 <Term id="M647" name="판관">판관인물</Person>, 윤징귀(尹徵龜)인물 등 서너 사람과 함께 걸어서 가보니, 혈(穴)이 높은 곳에 있는데 산세가 단단히 감싸고 있었으며, 또한 수원(水源)도 있어 10여 칸 집을 짓기에 충분했다. 내가 말하였다. “이 땅은 아주 좋네. 만약 작은 집을 짓고 승려들을 모아들인다면 선산을 수호하는 방법이 이보다 나은 것이 없을 터이니, 그대들과 함께 해보고 싶네.” <Term id="M647" name="판관">판관인물</Person>이 말하였다. “급히 해서는 안 됩니다. 모름지기 몇 년 동안 곡식을 비축한 뒤라면 해볼 만 할 것입니다.” 내가 말하였다. “허송세월하는 사이에 사람 일이라는 건 알 수가 없으니 속히 진행하는 것만 못할 것이네.” 여러 사람들이 말하기를, “알겠습니다.” 라고 하였다. 윤 <Term id="M647" name="판관">판관인물</Person>과 윤징귀(尹徵龜)인물가 함께 계획을 세웠는데, 과연 일을 잘 처리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尹判官隨之 到祭閣蹔語 尹判官言主山之左腋 昔有小庵 其名曰 馬山寺 而先世同力營建 招入僧徒 以爲兒孫肄業之所 今若更設 則山所禁伐 可無憂矣 余曰 此言甚好 第試觀之 與尹判官尹徵龜三四人步進 則穴居高處 而山勢緊抱 且有源泉 恰可着十餘間屋子 余曰 此地甚巧 若立小宇 募入僧徒 則松楸守護之道 無過於此 願與諸君經營 判官曰 不可猝然 須儲穀數年而後 乃可爲之 余曰 遷延之際 人事不可知 不如速成 諸君曰 諾 尹判官與尹徵龜相與規畫 未知果能辦得也
또 산 정상에 걸어 올랐다가 남쪽으로 조금 가서 왼쪽 골짜기를 굽어보니 곧 용산서당(龍山書堂)공간이었다. 흥아인물, <Term id="M647" name="판관">판관(判官)인물</Person>과 함께 방향을 돌려 서당으로 내려가니 이상열(李商說)인물 노(老)가 웃으며 맞아주고, 물품물품을 따서 내왔다. 오랫동안 있다가 일어났다.
又步上山頂 南行少許 俯瞰左谷 卽龍山書堂也 與興兒判官轉下書堂 則李老商說迎笑 摘取柿栗以供 良久而起
용산리(龍山里)공간에 도착한 후 <Term id="M647" name="판관">판관(判官)인물</Person>이 인사하고 물러갔다.
到龍山里後 判官辭退
나와 흥아인물공간으로 돌아왔다.
余與兒還家
<entry id="N1699082007">○봉현(蜂峴)공간의 만사(挽詞)는 다음과 같다.

세상살이를 보니 마치 더부살이 하는 것만 같고
애도의 글을 지으려 하니 어느새 눈물이 떨어지네
젊은 날 과거장에서 일찍이 재주를 겨루었고【정유년(1657, 윤이후 22세)에 감시(監試)의 회시(會試)에 공(公)과 함께 들어갔기 때문에 이렇게 읊었다 정유년 … 읊었다 : 윤세미는 1644년에 태어났다.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윤세미는 14세 되던 해에 생원시를 응시했던 것으로 보인다.】
나이 들어선 호수가 별장에서 함께 정을 나누었네
재주 있으나 명(命)이 없으니 하늘은 무슨 뜻인가
옛 선산 새 선산 모두 영험하기 그지없는데【새로 조성한 선산이 한천(寒泉) 선산 옆이라서 이렇게 읊었다】
차마 어찌 할미새 날아가는 평원 위를 바라보랴[2]
흰 머리에 관을 부축하는 내 그림자만 쓸쓸하네

</entry>
○蜂峴挽詞曰

觀居人世若居停
欲寫哀辭淚已零
少日詞垣曾較藝【丁酉與公同入監會故云】
暮年湖墅共輸情
有才無命天何意
舊隴新阡地効靈
【新山卽寒泉先隴側故云】
忍向鶺鴒原上望
白頭扶櫬影煢煢























주석[ ]

  1. 극인(棘人) : 윤세미를 생부로 하는 윤응병(尹應丙)으로 추측된다.
  2. 차마 … 바라보랴 : 《시경(詩經)》 〈소아(小雅)・상체(常棣)〉에, “저 할미새 들판에서 호들갑 떨듯, 급할 때는 형제들이 서로 돕는 법이라오. 항상 좋은 벗이 있다고 해도, 그저 길게 탄식만을 늘어놓을 뿐이라오.(鶺鴒在原 兄弟急難 每有良朋 況也永歎)”라는 구절이 있다. 형제간에 깊이 우애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서로 도와야 한다는 뜻으로, 형제의 우애를 비유할 때 흔히 사용되는 구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