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90419

jiam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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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9년 4월 18일 己卯년 己巳월 戊午일, 양력 1699-05-18 1699년 4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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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9년 4월 19일 무오
十九日 戊午
맑음
영암군수인물가 나와서 만났다.
主倅出見
아침 후에 출발했다. 도갑사공간에 유숙할 생각이다. 신(申) <Term id="M569" name="진사">진사인물</Person>가 내일 도문연(到門宴)개념에 와달라고 간곡히 요청해서 일부러 천천히 둘러가는 것이다. 구림(鳩林)공간윤처미(尹處美)인물 숙(叔)의 집에 도착해서 물품을 먹이고 점심을 먹었다.
朝後發行 以爲止宿道岬之計 蓋申進士固要明日來見到門宴 故故爲遲徊也 到鳩林尹叔處美家 秣馬點飯
새 급제자 신연(申演)인물이 뒤따라 와서, 현(玄) <Term id="M583" name="참봉">참봉인물</Person> 집을 향하여 가면서 또 주인집을 위해 나아가라 물러나라 장난을 했다. 아이들이 이 광경을 구경하며 장난을 쳤다.
新恩追後而來 指向玄參奉家 余又呼來進退爲主家 兒輩觀光設戱
○주인인 윤처미(尹處美)인물 숙(叔)의 집에 장애인이 있으니, 곧 주인의 조카인 고(故) 윤태미(尹泰美)인물 씨의 외아들이다. 귀머거리에 벙어리여서 천둥이 쳐도 듣지 못하고 물과 불이란 말조차 하지 못하나, 마음으로 인사(人事)를 널리 깨우쳤고 문자까지 이해하고 쓸 수 있다. 듣지도 못하고 말하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이는 실로 이치에서 벗어난 일이니 지극히 이채롭다. 내가 시험해 보고 싶어 종이와 붓을 찾아 ‘나는 존(尊)에게 12촌이 되는 전(前) 지평(持平)개념 윤이후(尹爾厚)인물다. 사는 곳이 멀어 이제야 만났는데, 대화를 나눌 수 없으니 안타깝다.’라고 썼더니, 그도 글씨를 써서 보여주기를, ‘저의 동성(同姓) 12촌 할아버님이 먼 곳에 사는 분이라 만나지 못하다가 이제야 뵙고 재배(再拜)드립니다. 제가 입과 귀에 병이 있어 말을 하지 못하니 큰 괴로움입니다만, 동성 할아버님의 성함은 알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그리고 또 이어서 ‘저의 관명(冠名)은 응수(應壽)인물입니다’라고 썼다. 내가 늙었기 때문에 ‘할아버님’이라고 칭한 것인데, ■■가 할아버지 항렬이라는 것을 능히 알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을 알고 있는 것인가? 주인이 형제의 항렬이라고 말하자, 즉시 다시 이어서 자기 이름을 썼으니, 인사(人事)를 아주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아들도 셋이나 낳아 매우 준수해서 그는 이제 걱정거리가 없다. 그 가정생활에 대해 들으니, 아이들 가르치고 숙부 모시기를 모두 제대로 하고 있다고 한다. 예전에 조부모의 제사를 지낼 때 그가 장손이라 제주(祭主)가 되어야 했는데, 장애인이라고 술잔을 올리는 것을 숙부가 허락하지 않으려 하자, 그가 즉시 ‘이처럼 하는 것은 예에 맞지 않습니다.’라고 써서 보여주었다고 한다. 그러니 그의 타고난 명석함이 지극하다고 할만하다. 내가 이것으로 그를 칭찬하기를, “성인(聖人)이면서도 장애인이다.”라고 하자, 듣는 이들이 웃었다. 그러나 내 말은 진실로 터무니없는 말이 아니다. 조상을 성실히 섬기고 집안을 엄히 다스리는 그의 처신은 병이 없는 사람도 미치지 못하는 점이 많아, 일일이 다 쓸 수가 없다.
○主家有病人 乃主人之姪子 而故尹泰美氏之獨子也 旣聾且瘖 不聞雷霆之聲 不言水火之名 而心能通曉人事 至於文字 亦能解達 不能聽 不能言 未知何從而能如此 此實理外之事 極可異也 余欲試之 覓紙筆書曰 我於尊爲十二寸前持平尹某也 相去稍遠 今始相見 而不能討話 可嘆云爾 則彼又書示曰 吾同姓十二寸 大父主 遠地人 初不見 今日來見 再拜再拜 吾耳口病不言 我之大悶悶 同姓大父主名字我知云云 又追書曰 吾之冠名應壽云云 蓋以我老 故稱大父 而能知■■之爲大父行 何從而知如許事耶 主人言其爲兄弟之行 卽■■ 追書其名者 亦人事之詳盡也 能生三男頗秀 渠今無可憂者 而聞其居家 飭諸子 事叔父 咸得其道 嘗於其祖父母之祭 渠以長孫當爲主祭 而其叔以爲病人 不許奠酌 渠卽書示曰 禮不當如是云云 其生知之明 可謂至矣 吾以是稱之曰 聖人之有病者 聞之者笑之 而吾言誠不妄矣 享先之誠 御家之嚴 多有無病人不可及者 而不能盡述
이웃에 사는 유영기(兪永基)인물가 와서 만났다. 주인인물유(兪) 생(生)인물과 함께 회사정(會社亭)공간을 보러 갔다. 회사정은 마을 가운데에 있는데, 세 칸의 우뚝한 건물이 흡사 관청 같고 단청도 새로 칠한 것이다. 옆에는 창고를 두어 마을의 계(契)에서 곡식을 거두어들이는 곳으로 삼고 있다. 봄가을로 이 정자에서 모여 강신(講信)한다. 정자 앞에는 항상 시장이 열리는데, 앞강에서 잡은 어물을 거기서 거래한다. 동네는 사대부 집안이 매우 흥성해서 기와집이 즐비했는데 요사이 꽤 쇠락해 빈 집이 반이 넘는다. 직접 본 마을 사정은 매우 영락해 있었다. 사물이 흥성했다가 쇠퇴하는 것은 자연의 이치이니, 어찌 하겠는가?
隣居兪永基來見 乃與主人及兪生往見會社亭 亭在里之中 作三間傑宇如官舍 丹雘如新 傍有庫舍 以爲洞契收谷之所 春秋講信于玆亭 亭前逐日開市 市卽前江所捉魚産賣買處也 洞內士夫家甚盛 屋瓦櫛比 而近來頗衰 空棄之家過半 所見極凋殘 物盛而衰 理也奈何
조금 있다가 일어나 국사암(國師巖)공간에 올라 감상했다. 전하는 말로는, 도선(道詵)인물이 아버지 없이 태어나 이 바위에 버려졌는데, 비둘기들이 몰려들어 보호해 살렸다고 한다.[1] 구림(鳩林)공간이라는 마을 이름과 국사암(國師巖)공간이라는 바위 이름도 여기서 딴 것이라고 한다.
須臾而起 登賞國師巖 諺傳 道詵無人道而生 棄之此巖 衆鳩來集而護生 鳩林之號 國師巖之稱以此云
이어서 요월당(邀月堂)공간으로 갔다. 요월당은 내 서쪽 기슭 아래에 있는데, 그 크기가 회사정(會社亭)공간에는 약간 못 미친다. 그러나 방도 있고 헌(軒)도 있으며 월출산공간 주지봉(住支峰)공간 등 여러 산이 빼곡히 늘어선 모습이 눈앞에 펼쳐져, 눈이 휘둥그레진다. 이 정자는 임씨(林氏) 집안 선조가 세운 것으로, 지금은 후손인 임석형(林碩馨)인물이 지키고 있다고 한다. 임석형인물은 마침 외출했고, 유영기(兪永基)인물가 여기에서 처가살이하고 있어서, 물품물품를 약간 차려 대접해 주었다.
仍抵邀月堂 堂在川之西麓下 其大稍不及於會社 而有房有軒 住支峰諸山束立 羅列於眼前 令人聳目 此乃林家先世所構 後孫林碩馨守之云 而林適出去 兪永基贅居于此 卽辦若干酒膾以供
참봉개념 현징(玄徵)인물을 역방했다. 정자와 정원이 꽤 볼만 했다. 역시 물품과 음식을 차려 권했다. 그 후자(後子)인 약호(若昊)인물는 마침 심상(心喪)개념 중이었는데 자리에 함께 했다.
歷訪玄參奉徵 亭園頗可觀 亦進酒饌以勸 其後子若昊方持心喪在座
술자리가 파하고 일어나 도갑사공간로 돌아왔다. 신(申) <Term id="M569" name="진사">진사인물</Person>가 이미 먼저 와 있었다. 절의 중이 한 명도 나와서 맞이하는 놈이 없어, 부득이 주지에게 약간 매를 쳐서 경계로 삼았다.
酒罷起歸道岬寺 申進士先已來到 寺僧一無出見者 不得已略杖住持以警之
구림(鳩林)공간진사(進士)개념 이가징(李嘉徵)인물이 전염병을 피해 이 공간에 우거하고 있어, 함께 만났다.
鳩林李進士嘉徵 避病寓此 與之相見
윤처미(尹處美)인물 숙(叔), 유(兪) 생인물, 이두정(李斗正)인물이 밤길을 무릅쓰고 왔다.
尹叔兪生及李斗正 冒夜而來
아객(衙客)개념첨지(僉知)개념 이현만(李顯晩)인물도 와서 함께 유숙했다.
衙客李僉知顯晩亦來同宿





















주석[ ]

  1. 전하는 말로는 … 살렸다고 한다 : 도선국사의 탄생과 관련해 알려진 이야기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어머니 최씨가 우물 속의 오이를 먹고 도선국사를 잉태하여 낳았다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