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71122

jiam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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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7년 11월 21일 丁丑년 壬子월 戊戌일, 양력 1698-01-03 1697년 1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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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7년 11월 22일 무술
二十二日 戊戌
흐림
해가 나올 즈음 출발하여 문장(門長)인물이 앞장서서 천동(泉洞)공간에 이르렀다. 박선교(朴善交)인물가 문장의 선묘(先墓)에 올라가 보더니 아주 짧아서 장차 후사가 끊어질 우려가 있으므로 빨리 옮기라고 하였다. 8대조의 묘를 바라보더니 이 또한 좋지 않다고 하였다. 문장 일가에 상화(喪禍)가 연달아 있어 때마침 묏자리가 좋지 않아 생기는 재앙일 수 있겠다 걱정하던 터에, 이 같은 말을 들으니 그 놀랍고 근심스러운 마음을 상상할 수 있었다.
日欲出 發行 門長前導 到泉洞 登看門長先墓 而極短之 將有絶嗣之患 斯速移之云 望見八代祖墓 而亦以爲不好矣 門長一家喪禍連仍 方以山禍爲㤼 聞此語 其驚憂可想
강성(江城)공간의 청룡(靑龍) 밖에 작은 언덕이 있는데, 올라가 신향(辛向)을 점찍으면서 말하기를 “이 땅은 유어취수(游魚就水)개념[1]입니다. 먼저는 가난하였더라도 뒤에는 부귀해질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到■城 靑龍外有一小突 登點辛向曰 此是游魚就水也 先貧而後富貴云
아침 전에 공간에 도착하였다.
朝前到家
주부(主簿)개념 김익하(金翊夏)인물흑산도(黑山島)공간에서 다시 나와서 류(柳) 대감인물이 그에게 지어준 7언 절구를 보여주면서 나에게 화운(和韻)해줄 것을 요청하였다. 곧바로 아래와 같이 차운(次韻)하였다.

뜻밖에 찾아온 길이 그만 떠날 길이었네
추운 날 저녁 눈 내리는데 어떻게 가려나
먼 경뢰(瓊雷)[2] 길도 기꺼이 꺼리지 않으니
말세에 오직 그대만이 세정(世情)에 얽매이지 않네

金主簿翊夏自黑山還出 示柳台贈渠七絶 要余和之 卽走次曰

忽漫來程其去程
寒天暮雪若爲行
慇懃不憚瓊雷遠
末路唯君不世情

尹千遇尹重錫來
尹別將去
김익하인물가 여기서 (류명천(柳命天)인물이 머무는) 연일(延日)공간로 향할 것이라 하여 말구(末句)를 그렇게 썼다.[3]
【金也自此將向延日 故末句云云】























주석[ ]

  1. 유어취수(游魚就水) : 풍수에서 보편적으로 말하는 유어농파형(遊魚弄波形)의 형세와 관련된 표현으로 보인다. 노는 물고기가 물을 만나 향후 더욱 긍정적인 상황을 맞이할 것임을 의미한다.
  2. 먼 경뢰(瓊雷) : 경뢰는 경주(瓊州)와 뇌주(雷州)로, 현재의 중국 해남도(海南島)와 뇌주반도(雷州半島)를 가리킨다. 송나라 신종(神宗) 때 소식(蘇軾)이 왕안석(王安石)의 신법(新法)을 비판하는 상소를 올렸다가 왕안석의 뜻을 거슬러서 경주로 쫓겨났었다. 이와 관련하여 소식의 기자유시(寄子由詩)에, “경뢰가 구름 바다에 막힌 것을 혐의 말라, 성상께선 오히려 멀리 서로 보는 것을 허락했다네.(莫嫌瓊雷隔雲海 聖恩尙許遙相望)”라는 표현이 보이는데, 경뢰는 유배지를 의미한다.
  3. 김익하가 여기서 연일(延日)로 향할 것이라 하여 말구(末句)를 그렇게 썼다 : 연일(延日)은 류명천(柳命天)의 유배지로서, 11월 25일자 일기를 보면 실제 김익하가 류명천의 유배지로 간다는 내용이 보인다. 7언 절구의 마지막 구에서 ‘오직 그대만이 세속 인심 얽매이지 않네(唯君不世情)’라는 것은 곧, 세상 사람들의 속된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유배지의 류명천을 만나러 가는 김익하의 태도를 칭찬하는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