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70228

jiam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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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7년 2월 27일 丁丑년 癸卯월 己酉일, 양력 1697-03-20 1697년 2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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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7년 2월 28일 기유
二十八日 己酉
맑음
아침에 일어나 급히 밥을 먹고 돌아가는 길을 막 출발하려하는 차에, 왜선(倭船)물품이 바닷가로 표류하여 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전부터 왜인들이 나타나서 이곳 사람들은 가서 본 적이 많으나, 나는 왜인의 모습을 본 적이 없다.
朝起促食 方欲回程之際 聞倭船漂到海邊 從前倭人出來 則此地之人多往見 余曾未見倭形
종아(宗兒)인물도 매우 보고 싶어 하여 주인(主人)개념 김여성(金礪聲)인물과 함께 지원(智遠)인물, 노(奴) 차삼(次三)노비, 동이(同伊)노비, 애흥(愛興)노비을 데리고 갔다. 먼저 차삼노비관청공간으로 보내어 왜선이 어디에 정박하고 있는지를 물으니 옥포(玉浦)공간라고 하기에, 곧장 옥포공간로 향했다. 옥포 포구 해변에는 두 진(鎭)이 설치되어 있는데, 옥포 <Term id="M177" name="만호">만호(萬戶)공간</Place>는 남쪽에 있고 조라포(助羅浦) <Term id="M177" name="만호">만호공간</Place>는 북쪽 해안에 있다. 우리 행차는 옥포진(玉浦鎭)공간 아래 포구의 바닷가 마을에 묵을 곳을 정하고, 즉시 이른바 동장(洞長)【이정(里正)개념을 말함】을 불러 왜인들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그 즉시 물품를 가져와 오르라고 했다. 우리 일행은 곧 물품를 타고 나아가 왜선물품에 이르렀다.
宗兒亦甚欲見 與主人金礪聲 率智遠奴次三同伊愛興發行 先送次三于官家 問倭船住泊何處 則來泊玉浦云 故直向玉浦 浦邊設兩鎭 玉浦萬戶在南 邊 助羅浦萬戶在北岸 吾行舍于玉浦鎭下浦邊村 卽招所謂洞長【卽里正之稱】言欲見倭■意 卽持船請上 吾一行卽登船 進至倭船
물품의 구조가 우리나라와 달리 매우 견고하고 치밀, 정밀하여, 배 밑바닥에는 물 한 방울도 스며들 곳이 없었다. 마침내 배에 들어갔더니, 배 위 건물에 돗자리를 깔았는데, 여러 왜인들이 손으로 앉으라고 하기에 한 구석에 앉았다. 그들 가운데 늙은 왜인이 깊숙이 앉아 있다가 나를 보고 일어나 여러 왜인들 가운데에 앉았다. 감히 높은 사람 자리를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말이 통하지 않으니 글을 써서 보여주었더니, 머리를 흔들며 종이를 밀어내는 걸로 보아 글자를 모르는 자였다. 조금 있다가 두 놈이 들어왔는데, 동래부(東萊府)공간 통사(通使)개념였다. 통사가 말하길, 이들은 모두 장사치로서 무식한 왜인들이라고 한다. 배 안의 집물들이 하나같이 정밀하고 오묘했으나, 말이 통하지 않아 지극히 재미가 없어, 불쑥 다음과 같은 오언절구를 한 수 지었다.

아득한 큰 바다 밖
어느 곳에서 날랜 배 왔나
서로 바라보며 통 말이 없는데
지는 해는 산모퉁이로 넘어 가네



처음에는 써서 주려고 했으나, 저들이 문자를 모르는데 주어도 소용이 없을 것이라 그만두었다.
船製異於我國 堅緻精密無比 船底無點水淹入之處 遂入船中 則鋪席軒上 諸倭以手指坐 乃坐於一隅 其中老倭深坐 見余而起 坐於諸倭之中 蓋不敢當尊也 語音旣不通 欲以文字書示 則掉頭推紙 蓋無識字者也 俄有兩漢入來 卽東萊通使也 通使言此皆商賈無識之倭云 船中葺物無不精妙 而語不相通 極無味矣 猝搆五絶曰

大海微茫外
輕船何處來
相看却無語
斜日轉山隈



初欲書贈 而彼旣不文 贈亦無益 故止之
잠시 후 작은 물품로 돌아와 포구 마을공간에 투숙했다. 거제현공간대장(代將)개념 조함창(趙咸昌)인물이 와서 만났다. 왜선물품이 와서 정박하면, 대장개념이 으레 머무르며 대기하면서 날마다 지급하는 식량 등의 일을 모두 맡아본다고 한다.
須臾還到小船 投宿浦村 本縣代將趙咸昌來見 倭船來泊 則代將例爲留待 日給粮饌等事 皆次知云
예전에 들으니, 왜선물품이 오면 그 가운데 반드시 글을 할 줄 아는 유식한 왜인이 있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모두 우매하여 무지한 이들이었다. 만약 애초에 이를 알았다면, 어찌 행차를 도중에 멈추고 험준한 고갯길을 무릅쓰고 와서 이렇게 쓸데없는 고생을 했겠는가? 정말 우습다.
曾聞倭船出來 則其中必有能文能相有識之倭矣 今番則皆是蠢蠢無知 初若知如此 豈可輟行 謀踄險嶺 爲此無益之勞乎 可笑可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