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60127

jiam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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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6년 1월 26일 丙子년 庚寅월 甲申일, 양력 1696-02-29 1696년 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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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6년 1월 27일 갑신
二十七日 甲申
바람 불고 맑음
風陽
아침 식사로 연포(軟泡, 연두부)물품를 차렸다.
朝設軟泡
조금 늦은 아침에 골짜기를 나서다 길에서 윤성필(尹聖弼)인물, 윤성화(尹聖和)인물, 윤성민(尹聖民)인물, 윤기반(尹起潘)인물을 만났다. 윤성민인물윤성화인물가 노비를 두고 서로 다투는 일이 있어, 내게 질문하려 했다. 일가 사이의 쟁송은 옳지 않으니, 상의하여 잘 처리하라고 내가 타일렀다. 그자들이 잘 알아들었는지 모르겠다.
稍晩出洞 路逢尹聖弼聖和聖民起潘 蓋聖民與聖和有奴婢相爭事 欲質於我也 我以一家爭訟不當 相議善處之意 諭之 未知渠輩能聽瑩也
죽도장(竹島庄)공간에 돌아왔다.
歸竹庄
간밤에 도둑이 초당(草堂)공간자물쇠물품를 뽑았으나 방안에 물건이 없어 큰 가죽주머니물품자물쇠물품만 가져갔다. 또 매인(每仁)노비 집에서는 물품과 내가 부친 물품 5섬과 물품 1섬을 훔쳐갔다. 내가 작년과 금년에 연이어 이 재앙을 당하니 그 운수가 이상스럽다.
則去夜窃盜拔取草堂鎖子 而房內無物 只取大革囊及鎖子而去 且於每仁家 偸取衣服及吾所付租五石米一石而去 吾於昨今年連遭此患 其數亦可異也
마포(馬浦)공간윤이굉(尹以宏)인물이 와서 만났더니, “장자(長子)의 적처(嫡妻)에게 아들이 없고 첩에게만 아들이 있으면 차자가 승중(承重)하는 일이 세상에 많은데,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기에, 내가 이렇게 대답했다. “장자가 불치병에 걸린 경우가 아니면 쉽사리 차자가 승중해서는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차자 소생이 외아들이라도 장자가 빼앗아 양자로 삼는다. 제사를 계승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여 차자가 쉽게 승중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윤이굉이 “권(權) 상(相)인물께 품의하니, ‘차자가 승중하는 것이 아주 합당하다.’고 했습니다.”라고 하며, 내가 거듭 말해도 수긍하지 않았다. 내가 예를 아는 사람이 아닌데 억지로 주장할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다만 윤이굉은 도리상 일가의 공론이 정해지기를 기다려야 마땅한데도 거리낌 없이 차자로서 승중하며 내 말을 근거로 삼으려고 이렇게 따져 물은 것이니, 그것이 온당한지 모르겠다.
馬浦尹以宏來見 問長子嫡無嗣 只有妾子則 次子承重 世多有之 此事如何 余曰 長子非廢疾之人 則不可容易次承 以此之故 次子所生雖獨子 長子奪而立後 蓋承祀甚重 次承不可容易故也 宏曰 禀議于權相 則次承甚當云 余反覆言之 而不以爲然 余非知禮者 何必强論 但在宏之道 則只當俟一家公議之定 而渠以次子不嫌 其自當 欲藉吾言 有此詰問 未知其穩當也
대둔사공간에 있을 때 성덕항(成德恒)인물이 멀리까지 나와 뒤이어 도착했다.
○在寺時 成德恒遠出追到
是夜 三成又來
성덕기인물성덕항인물은 유숙했다.
伯仲留宿
대둔사공간에 있을 때 도안(道安)인물이 만나러 와서, 내가 간자(干字) 운(韻) 시를 보여주며 화답해줄 것을 청했더니, 도안인물이 다음과 같이 차운시를 지어 주었다.

긴 물결 굽어보는 차군(此君)의 섬(竹島)[1]에서
사방을 둘러싼 산들과 너른 바다 바라보네
마주 앉으면 무릎 닿을 듯한 작은 집[2] 새로 지었으니
굳이 세상일 상관할 마음 무에 있으랴



다시 한수

좋은 경치 누리려 물결 굽어보는 곳에 지은 은거지
푸른 바다 푸른 산 한눈에 조망하네
달밤에 때마침 바닷바람 불어오니
사방팔방 툭 트인 시원한 방에서 흥이 도도하도다



다시 한수

만경창파 강물[3] 굽어보는 섬 위에 앉아
무리 지어 노니는 갈매기 해오라기 바라보네
강호에 있어도 우국충정 가득하여
물가의 난초 뜯어 군주 뵙기를 구하노라

在寺時 道安來見 余出示干字韻求和 安次曰

此君之島俯長湍
四面群山大海看
新構已成容膝易
有何心事苦相干





幽居賭勝得臨湍
碧海靑山一望看
時値水風夫月夜
八窓虛豁興闌干





島壓馮夷萬頃湍
戱群鷗鷺坐相看
江湖亦有憂多集
采采汀蘭意用干

<entry id="N1696012710">도안인물회상(會上)개념[4]풍열(豊悅)인물, 희안(希顔)인물, 채환(採瓛)인물이 각각 차운한 시를 바쳤다.

북쪽으로 푸른 바다 굽어보는 강가 섬에서
시인은 난간에 기대어 종일토록 경치 바라보네
흥이 올라 시 한 수 소리 높여 읊조리니
졸던 갈매기 놀라 푸른 파도 일렁이는 강가 날아오르네
풍열인물



단청 비치는 푸른 물결 위 정자에 앉아
강호의 비 갠 경치 바라보네
시인은 원래 천하에 적수가 없어
경치 좋은 곳 차지하고 (…)
풍열인물



푸른 물결 위 우뚝 솟은 몇 칸 띠집 위에서
강물 속 노니는 물고기 훤히 바라보네
(…)
세상의 영욕 무슨 상관이랴
풍열인물



바다로 이어진 강변의 죽도 위로 우뚝 솟은 정자에 앉아
창문 너머 가득 펼쳐진 바람에 일렁이는 큰 물결 바라보네
갈매기의 심정으로 새로 지은 시 이제 막 완성되니
삼려대부 취했건 취하지 않았건 그 무슨 상관이랴[5]
희안인물



푸른 파도 일렁이는 강가에 높다란 정자 지은 이 누구인가
끝없는 풍광을 지척에서 바라볼 수 있는 곳이로다
맑은 피리 소리 몇 마디에 초탈한 흥취 더하니
더러운 세상사 상관할 바 아님을 비로소 알겠노라
채환인물

</entry>
安之會上豊悅希顔採瓛 各次以進

北臨滄海面江湍
騷客憑欄盡日看
乘興高吟詩一首
眠鷗驚起碧波干
【豊悅】



畫閣丹靑暎碧湍
江湖霽景坐相看
詩人天下元無敵
割據雲山遙■干
【豊悅】



數間茅屋壓淸湍
湍底游魚箇箇看
人事■■■不管
世間榮辱豈相干
【豊悅】



高亭壓島海連湍
風捲洪濤入戶看
新賦初成爲鷗地
大夫醒醉豈相干
【希顔】



高樓誰卜碧波湍
萬里乾坤只尺看
淸篴數聲添逸興
始知塵鬧不曾干
【採瓛】






















주석[ ]

  1. 차군(此君)의 섬: 죽도(竹島)를 가리킴. ‘차군’은 대나무를 일컫는 말이다. 동진(東晉)의 왕휘지(王徽之)가 자신이 머무르는 집에 반드시 대나무를 심으며 “어찌 하루라도 이 분(此君) 없이 지낼 수 있으랴”라고 했다고 한다.
  2. 무릎 겨우 들일만한 작은 집: 두 사람이 마주 앉으면 무릎이 서로 닿을 듯한 작은 집을 말함. 도연명의 귀거래사(歸去來辭)에 “남쪽 창에 기대어 의기양양해하니, 무릎 닿을 듯한 곳이 편안하기 쉬운 곳임을 알겠네.(倚南牕以寄傲 審容膝之易安)”라 하였다.
  3. 풍이(馮夷): 원래는 황하의 신인 하백(河伯)의 뜻. 여기서는 수신(水神)을 가리킴.
  4. 회상(會上): 보통 큰 법회를 의미하나, 중들의 모임인 문도(門徒)를 지칭하기도 함. 여기서는 회주(會主)인 도안 이하에 모인 여러 중을 가리킴.
  5. 삼려대부……상관이랴: 삼려대부(三閭大夫)는 굴원(屈原)을 가리킨다. 〈어부사(漁父辭)〉에서 어떤 어부가 굴원에게, 높은 벼슬아치인 굴원이 어찌 이런 강가에 이르렀냐고 묻자, 굴원은 세상 사람들이 모두 취했는데 나 홀로 취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