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70410

jiam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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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7년 4월 9일 丁丑년 乙巳월 己未일, 양력 1697-05-29 1697년 4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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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7년 4월 10일 기미
十日 己未
맑음
나는 변고를 만난 이래로 체증이 심해져 견딜 수 없어 먹지도 자지도 못했다. 겨우 잠이 들어도 꿈자리가 매우 뒤숭숭해 그때마다 울부짖고 통곡하여 깨곤 하니, 걱정을 이루 말할 수 없다. 지난밤에는 갑자기 종아(宗兒)인물가 나타났다. 내가 “어떻게 왔느냐?”라고 하자, 종아인물가 “날마다 엄하게 신문하여 몇 차례가 되도록 그치지 않았는데, 공론이 크게 일어나 모두 ‘불가하다’고 하니, 의금부개념에서 저를 배소(配所)로 돌려보내려고 특별히 형신(刑訊)을 잠시 그쳐서 틈을 보아 왔습니다.”라고 했다. 내가 놀라서, “너는 어찌 이런 짓을 하느냐? 반드시 이 때문에 죄가 더해질 것이니, 얼른 감옥으로 돌아가거라.”라고 말했다. 내가 종아인물를 쫓아 보내려다가 문득 ‘네가 필시 배가 고플테지’ 라고 생각하여, 노(奴)를 시켜 술을 찾아오게 했다. 그리고는 종아인물를 데리고 들어와 길옆의 집에 앉아 술이 오는 걸 기다렸으니, 곧 연동(蓮洞)공간 윤선형(尹善衡)인물의 집이었다. 깔끔한 객실은 지붕 위로 나무그늘이 둘러 있어 그윽하고 고요했으나 벽에는 그림이 가득 둘러 있어 방이 훤했다. 잠시 후 술이 와서 마시게 했더니 날이 이미 저물었다. 내가 “날이 저물어 길을 갈 수 없으니 우리집으로 돌아가서 자고 날이 밝는 대로 떠나거라.”라고 하고는 말을 태워 앞서 가게 하고 나는 뒤따라 걸어갔는데 그때 갑자기 꿈이 깼다. 불을 켜고 일어나 앉아 생각하니 천리 밖에서 도망 온 것이 길몽일 리는 없고, 혹시 서울로 갔던 인편이 오늘 돌아올 조짐이 아닐까 하여 근심걱정이 더욱 심해져 마음을 진정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근래 풍문으로 전해진 소식이 하나같이 나쁜 것뿐이지 않은가? 다만 하루빨리 죽어 없어져 듣지도 알지도 못하는 존재가 되고 싶을 뿐이나, 그럴 수 없으니 이를 어찌 하겠는가, 이를 어찌 하겠는가? 서울 인편이 기한을 넘겨서도 오지 않아 밤낮으로 고대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소식이 오는 것이 도리어 두렵기도 하다. 애통하고 또 애통하다. 어찌 하겠는가? 어찌 하겠는가?
余自遭變 滯症頓劇 殆不能堪 不能食不能寐 而堇得接睡 則夢寐甚煩 輒至呼哭而覺 悶不可言 去夜忽見宗兒 余曰 何得來 兒曰 逐日嚴訊 屢次不已 公論大發 皆言不可 故本府將欲還發配所 特爲停刑 乘隙出來云 余警駭曰 汝何爲此 必有以此添罪之擧 宜速還去入囚 余因驅兒而去 余忽思之曰 汝必腹枵 仍敎奴覓酒來 余仍引兒入 坐路傍舍 以待酒至 卽蓮洞尹善衡家也 客室精好 樹陰遶屋而幽邃 繪盈■壁而輝映 須臾酒至而飮之 日已暮矣 余曰 日暮不可行 汝可歸宿吾家 待明作行 仍使之騎馬而先 余隨後步出 而遽然夢覺 燃灯起坐 以千里逃來 思之 則甚非吉夢 而或爲往京便 今日入來之兆耶 憂慮倍劇 心不自定 況近來風傳所聞 無非惡報 直欲溘然徑盡 無所聞知而不自得 此何爲哉 此何爲哉 京便過限不來 日夜苦待 而亦有反畏消息來之慮 痛矣痛矣 奈何奈何
희성(希聖)인물과 김시량(金時亮)인물이 갔다.
○希聖金時亮去
정(鄭) 생(生)인물이 숙위했다.
鄭生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