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60401

jiamdiary
15.164.86.204 (토론)님의 2020년 2월 3일 (월) 23:02 판 (import)
(차이) ← 이전 판 | 최신판 (차이) | 다음 판 → (차이)
이동: 둘러보기, 검색


169641
← 이전 다음 →
1696년 3월 29일 丙子년 癸巳월 丙戌일, 양력 1696-05-01 1696년 4월 2일


태그숨기기


원문이미지보기


1696년 4월 1일 병술
一日 丙戌
흐리다 맑음
陰陽
오늘은 첨사(僉使)개념 이만방(李晩芳)인물소상(小祥)개념이다. 그는 나와 정의가 남달랐다. 지난날을 추억하니 슬픔을 이길 수 없다. 간단한 제수와 한잔 술을 올리고 길게 통곡했다.
今日乃李僉使晩芳初朞也 余與李 情意自別 追念昔日 不堪愴感 供薄奠 斟一杯 而長慟
아침 후에 출발하여 죽도공간 별서(別墅)로 갔다.
朝後出抵竹墅

〈죽도정사기(竹島精舍記)〉
해남현공간 남쪽에 어성포(漁城浦)공간가 있고, 어성포 남쪽에 화산(花山)공간이 있다. 화산 북쪽으로 너른 개펄 바닷가 한 가운데 작은 섬이 있으니, 그 이름을 죽도(竹島)공간라 한다. 이 섬을 바다가 둘러싸고 있으며 그 바다를 다시 산이 둘러싸고 있어, 완연한 하나의 큰 호수와 같은 만을 형성하고 있다. 이 섬은 육지와 매우 가깝고 외해(外海)로 나가기가 멀지 않으며, 강(삼산천)을 굽어보며 깎아지른 절벽을 이루며 서 있으니, ‘절경은 험함에 있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예전에 해남의 거족 성(成) 공(公)인물이 이곳에 집터를 잡고 제언을 쌓아 섬에 연결시켜 왕래하는 길로 삼았는데, 밀물이 차면 땅이 잠겨 바다에 긴 다리가 놓인 것처럼 되어 걸어서 섬에 오를 수 있다. 제언으로 벼논이 생기고 강에는 순채(蓴菜)와 농어(鱸魚)도 있으니, 중장통(仲長統)이 이른바 ‘자족하며 은거할 경제적 조건’과 장한(張翰)이 떠올린 고향의 별미를 함께 갖추고 있다. 이런 것들이 없다면, 산수(山水)를 즐기다 굶주리게 되리라. 우리 집안의 전 지평(持平) 윤 지옹(支翁) 공이 어질고 지혜로운 사람이어서 이곳을 아름답다고 생각하여 비싼 값으로 사서 섬 위 소나무와 대나무 숲에 정자를 지어 거처할 곳으로 삼았다. 소나무와 대나무는 어루만지고 기댈 만하며, 집의 규모가 검소함보다는 여유가 있고 사치스러움에는 못 미친다. “무릉도원의 집은 구조가 단순하다.”고 한 것이 이와 같지 않았을까? 여기야말로 “지혜로운 마음으로 계획하고 어진 마음으로 거처”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정자가 완성되자 기문(記文)을 지어 내게 보여주는데, 산과 바다의 경치가 큰 것과 작은 것, 섬세한 것과 거친 것 모두 빠짐없이 묘사되어 있다. 게다가 또 나에게 기문을 지어달라고 부탁하니, 섬 위에 섬을 더하고 정자 위에 정자를 짓는 것에 가깝지 않은가? 내가 이 섬을 보니, 높이는 수십 여 장(丈)에 불과하나 푸른 바다를 굽어보고 멀리 청산을 읍하게 하며, 온갖 꽃이 산을 단장하고 단풍이 비단 같으며, 푸른 숲에 꾀꼬리 울고 눈 내리는 강에 낚싯대 드리우는 것이 사철의 아름다운 경치로, 즐거움 또한 무궁하다. 혹 비가 그쳐 남은 구름이 어느새 동쪽에서 서쪽으로 가면 양대(陽臺)의 아득함과 같고, 지는 놀 배경으로 외로운 오리 수평선과 나란히 날아가면 등왕각(滕王閣)의 먼 경치와 비슷하다. 고요히 잔잔하다가도 요동하여 파도가 일면 용솟음쳐 출렁대는 것이 소균(韶鈞)을 듣는 듯하여 동정호(洞庭湖)에 뒤지지 않으며, 바람을 잔뜩 품은 돛단배가 난간 아래 왕래하고 흰 갈매기가 흩날리는 눈처럼 어지러이 모래톱을 오갈 때 어부의 노랫소리가 ‘어기여차’ 원근에서 서로 화답하는 것이 이 섬의 빼어난 장관이다. 귀를 상쾌하게 하고 시야를 맑게 하는 들리는 소리와 어우러진 색 기천만 현상이 이 섬에 호응하는지 알 수 없다. 마치 우리 도(道)가, 하나의 근본이 만 가지로 갈라지고 만 갈래가 하나의 근본인 것과 같다. 이 섬이 덕이 있어 외롭지 않아 이와 같다고, 누가 말했던가? 달이 하늘 한가운데에 이르고 수면에 바람이 불 때 여덟 창을 활짝 열고 난간에 가 기대면, 청명한 기운이 가슴에 가득 차 심신이 맑고 상쾌해져 묵은 병이 훌쩍 낫고 세상 근심걱정이 깨끗이 사라지며, 유유자적 세상을 버리고 홀로 서 부귀를 뜬구름같이 여긴다. 높은 지위를 진흙탕처럼 여기는 뜻과 은거의 기쁨을 삼공(三公)의 지위와도 바꾸지 않는다는 설도 여기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재물과 벼슬을 버리고도 부귀가 이와 같으니, 그 또한 기이하지 않은가. (…) 그러나 이것은 외물(外物)이지 내 본성이 아니다. 경치를 가까이하지 않고 (…) 옳다. 도(道)를 가지고 사물을 보면, 사물이 곧 도이며 도가 곧 사물이다. 산이 무너지지 않는 것을 보고 어진 사람이 중후하여 쉽게 변하지 않는 것을 생각하고, 물이 구애받지 않는 것을 보고 지혜로운 사람이 두루 교류하여 막힘이 없는 것을 생각하고, 모든 물줄기를 받아들이는 바다를 보고 군자의 포용하는 대도(大道)를 생각하고, 때에 맞게 오고 가는 밀물썰물을 보고 군자의 나아가고 물러가는 대절(大節)을 생각한다면, 산이 곧 나의 인자함이 되고 물이 곧 나의 지혜가 되어 거듭 내 몸으로 들어와 모두 내 사고 안의 물건이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산수에 나아가서는 산수 본래의 즐거움을 잃지 않고 정사에 돌아와서도 얻는 것이 많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일 뿐, 내가 거기서 얻을 바가 없을 것이다. 아! 부춘산(富春山)공간은 오악(五嶽)에 들지 못하지만 그 이름이 천하에 높다. 이 섬이 삼신산(三神山)에 들지 않지만 그 이름이 남쪽 지방에서 높은 것은, 진실로 사람에 달렸지 산과 섬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옹(翁)께서는 이 사람이 못났다고 이 사람의 말까지 무시하면 되겠는가? 인물이 말했다. “그렇다. 그대의 말이 옳다. 내 장차 노력하겠노라.”
1696년 3월 죽천병노(竹川病老)【윤선호(尹善好)인물】가 기(記)를 짓다.



삼가 지암옹(支菴翁)인물의 원래 시에 차운(次韻)함
나는 듯한 정사(精舍) 그림자 급류에 비치어
멋진 경친 놀랍고 사랑스러워 이 섬에서 바라보네
떠올리노라, 주인 노인이 한가로운 정취에 취하여
경치를 불러 술을 마시며 난간에 기댈 것을

竹島精舍記
海縣之南有漁城浦 浦之南有花山 山之北有小島 落在斥鹵之中 曠漠之濱 其名曰竹島 環島者海也 環海者山也 儼然成一大湖也 而此島去陸甚近 入海不遠 臨江而止 截然壁立 勝地在險者是也 先是有大族成公卜居于此 築堰抵島 因爲往來之路 潮至則隱若 長橋臥波 可以平步登島 而堰有稻田 水有蓴鱸 仲長之樂志 張翰之興味 兼之也 無是則山水之餒矣 吾門前持平尹公支翁 仁智人也 見而奇之 高價酬之 作亭於島上松竹之間 以爲栖息之所 松可撫矣 竹可倚也 而其所結構 有餘於儉 不及於侈 桃源人家易制度者如是耶 此可謂智以謀之 仁以居之者也 亭旣訖功 自作記以示余 山海之景 巨細纖洪 無不畢擧 而又屬余作文以記之 不幾於島上加島 亭上加亭乎 余觀 夫是島高不過數十餘丈 而俯臨碧海 遠揖靑山 花卉粧山 楓葉成錦 綠樹鸎囀 江雪釣魚者 四時之佳景 而樂亦無窮矣 其或斷雨殘雲 倏忽東西 依俙陽臺之微茫 落霞孤鶩 齊飛天末 彷彿滕閣之遠景 若夫舒爲淪漣 鼓爲波濤 洶湧澎湃 如聞韶勻者 不讓於洞庭 而雲帆飽風 來往於軒下 白鷗飛雪 歷亂於沙際 漁歌欸乃 遠近互答者 此島之大觀 而爲聲成色 爽耳根淸眼界者 不知其幾千萬象 照應於此島 有若吾道一本之萬殊 萬殊之一本 孰謂此島之德不孤有如是耶 至若天心月到 水面風來 洞開八窓 徙倚欄干 則灝氣盈襟 神魂淸爽 脫然若沈痾去體 塵慮淨盡 悠然若遺世獨立 浮雲富貴 泥塗軒冕之意 三公不換之說 ■■■矣 不財不爵 而富貴如此 其亦異乎 ■…■ 然此則外之也 非內也 得無近於景物 ■…■ 而可也 曰以道觀物 則物亦道也 道亦物也 觀於山之不■ 思仁者之厚重不遷 觀於水之不括 思智者之周流無滯 觀於海之消納衆流 思君子包容之大道 觀於潮之進退有時 思君子行藏之大節 則山吾仁也 水吾智也 反復入身來 皆爲度內之物 則其於山水 不失其樂 而歸來亭上 所得多矣 不然 山焉而已 水焉而已 吾未見其有得也 噫 富春不齒於五嶽 而名高天下 此島不列於三山 而名高南國者 固在於人也 不在於山與島也 顧翁不以人廢言 可乎 翁曰然 子之言是矣 吾將勉之
丙子三月日 竹川病老記【卽尹善好】



敬次原韻
翼然精舍影灘湍
驚喜名區此島看
想得主翁閑靖趣
呼光飮淥倚欄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