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90617

jiam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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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9년 6월 16일 己卯년 辛未월 甲寅일, 양력 1699-07-13 1699년 6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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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9년 6월 17일 갑인
十七日 甲寅
맑음
윤익성(尹翊聖)인물이 왔다.
尹翊聖來
○내가 며칠 전에 '화로명(火爐銘)'을 지었는데, 다시 오언율시를 지어 병중의 소회를 담았다.

단출한 작은 화로
산뜻하고 수수하여 내 마음에 쏙 드네
화려한 비단 깐 자리에서 사귄 정 보잘 것 없고
송창(松窓)의 사귐이 오히려 깊도다
화로 지펴 눈보라 속에서 술 데우고
벽라(薛蘿)[1] 그늘 아래에서 차 끓여 마시기도 하지만
역시 잠 못 이루는 밤
흡죽(吸竹)과 함께 찾을 때가 가장 많다네



밤 깊어 잠이 깰 때면 매양 담배물품를 찾곤 하기에 마지막 구를 위와 같이 썼다. 그러나 담배물품는 옛 물건이 아니기에 쓸 만한 시구가 없어 부득이하게 속된 말로 시를 썼으니, 이 어찌 시라 할 수 있겠는가? 다만 소회를 깃들일 뿐이다. 우습다.
○余旣作火爐銘 又吟五言四韻 以寓病懷

小爐易制度
淡素愜吾心
綺席交情薄
松窓托契深
煖樽風雪裏
煮茗薜蘿陰
最是無眠夜
頻同吸竹尋



余每夜分後睡覺 則輒索南草 故末句及之 而南草非古 無可用文字 不得已以俗語成句 此豈詩也 寓懷而已 可笑


























주석[ ]

  1. 벽라(薜蘿): 벽려(薜荔)와 여라(女蘿). ‘벽려’는 뽕나무과의 상록덩굴식물인 푸밀라고무나무(Ficus pumila)이고, ‘여라’는 지의류인 소나무겨우살이(松蘿, Usnea longissima)이다. 벽려의 잎으로는 옷을 만들고, 송라는 엮어서 모자를 만들 수 있는데, ‘벽라’는 흔히 은자(隱者)의 허름한 행색을 지칭한다. 여기에서는 우거진 숲 속의 소박한 거처를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