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81018

jiam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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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8년 10월 17일 戊寅년 癸亥월 己未일, 양력 1698-11-20 1698년 10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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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8년 10월 18일 기미
十八日 己未
흐리다 맑음
陰陽
이석신(李碩臣)인물이 왔다.
李碩臣來
김우정(金友正)인물이 왔다.
金友正來
이날 저녁 화촌(花村)공간안(安) 우(友)인물한천(寒泉)공간 문장(門長)인물, 그 맏아들 윤정미(尹鼎美)인물, 사위 이홍임(李弘任)인물, 보암(寶巖)공간윤간(尹侃)인물이 왔다. 지난번 만덕사에서 모였을 때 오늘 모이자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한천 문장인물거문고물품 타는 아이와 피리물품 부는 동자를, 화촌의 안형상인물가야금물품 타는 비(婢)를 데리고 함께 왔다. 처음에는 소나무 그늘에 앉았다가 해가 진후 방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밤이 깊어 달이 떠오르고 조수가 차오르자 다시 밖으로 나가 앉았다. 내가 간단히 술상을 차려 내어 매우 즐겁게 놀았다. 문득 내가 다음과 같은 단가(短歌)를 읊었다.

맑은 경승지 초당(草堂)에 뭇 현인이 모였으니, 옛날 난정(蘭亭)의 훌륭한 잔치가 오늘 모임과 비교하면 어떠한가?
잔 들고 달에게 묻노니 너는 알까 하노라.



여러 손들이, “오늘 모임이 이 훌륭한 노래에 힘입어 오래오래 전해질 수 있을 터이니 얼마나 다행스럽습니까?”라고 말했다. 물품이 얼근히 취하자 내가 장난으로 안(安) 우(友)인물에게 말했다. “이곳 빼어난 경치를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없음이 이곳 주인의 뛰어난 점을 한 가지로 한정하여 말할 수 없음과 비슷하네. 그대는 이를 아는가?” “말해 보게.”“이곳은 너그럽고 온화하면서도 단정하고 중후한 동시에 상쾌하면서도 광활한 풍치가 있네. 그리고 이곳 주인은 너그럽고 온화하며 단정하고 중후한 용모에 넓디넓은 하해와 같은 도량을 갖추고 있으니, 이것이 서로 비슷한 점이네.”“너그럽고 온화하며 단정하고 중후함이야 그대가 진정 갖추고 있네만, 하해와 같은 도량이라니 터무니없군.” “하해는 더럽고 추한 것까지 받아들여 포용하는 도량을 갖추고 있네. 그대와 같이 비속한 사람도 내가 친구로 삼고 있으니, 이것이 하해의 도량이 아니겠는가?” 이어서 계속 함께 허랑한 농담을 하며 밤이 이슥하도록 단란하게 놀았다. 좌중의 여러 사람이 모두 친족이었으며, 더구나 우리 문장은 우리 문중에서 항렬도 가장 높고 나이도 많으니, 오늘 모임은 실로 친족이 순서대로 모여 정의를 다진다는 의의가 있다. 게다가 산수의 맑은 경치 또한 남쪽 지방 제일의 절경이니, 우리들의 오늘 모임은 다시 얻기 어려운 일이라 할만하다. 어찌 즐거움만 추구하는 평범한 모임에 비하겠는가?
是夕花村安友衡相寒泉門長及其胤鼎美壻郞李弘任寶巖尹侃來 曾於萬德之會 以今日爲期也 寒泉琴笛 花村倻偕來 初坐松陰 日入後移席房中 夜深月上潮滿 又爲露坐 余略設杯盤 相與樂甚 余偶吟短歌曰

草堂淸絶地예 群賢이 모ᄃᆞ시니 蘭亭勝宴이 오과 엇더턴고
잔잡고 려 뭇노니 네야 알가 노라



諸客曰 今日之會 賴此佳作 可以傳久 不亦幸哉 酒酣 余以戱語 語安友曰 此地勝賞 不可以一槪言之 有似主翁之不可以一善目之者矣 君知之乎 安曰 第言之 余曰 此地蘊藉端重 又有爽快闊遠之致 主翁有蘊藉端重之容 而亦有汪洋河海之量 此其相似者也 安曰 蘊藉端重 則君誠有之 至於河海之量 則不似甚矣 余曰 河海有納汙藏疾之量 如君鄙俗之人 吾與之友焉 此非河海之量乎 仍與謔浪半夜團欒 坐中諸人皆是族黨 而況我門長吾門中族行最尊 年齡且高 今日之會 實爲敍族之意 而湖山淸致亦是南州之絶勝 吾儕此會 可謂難得之事 豈尋常耽樂之比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