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71006

jiam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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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7년 10월 5일 丁丑년 辛亥월 癸丑일, 양력 1697-11-19 1697년 10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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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7년 10월 6일 계축
六日 癸丑
바람 불고 흐림
風陰
날이 밝을 무렵 발인을 출발했다. 태어나 왔다가 죽어서 가니, 인생사 애처롭기 그지없다. 문득 절구(絶句) 한 수를 읊었다.

사람이 세상에 남은 본래 더부살이와 같은 것
이 이치 나는 이미 깨달아 알았지만
한 조각 붉은 만장(輓章) 앞세워 가는 천리 길
야위고 야윈 고단한 모습 참으로 가엾구나

平明發引啓程 生來死去 人事慘慘 余猝吟一絶曰

人生於世本如寄
玆理吾能覺得先
一片丹㫌千里路
欒欒隻影最堪憐

○아침 식사 후 출발했다. 김무(金珷)인물를 역방하여 만났다가, 길을 돌려 정만대(鄭萬大)인물를 방문했다. 그 처의 초상에 곡하려고 했더니, 소상이 지난 후에 즉시 궤연을 철거하여 조문할 만한 곳이 없다고 했다.
○朝食後發 歷見金珷 轉訪鄭萬大 欲哭其妻喪 則初朞之後 卽撤几筵 無可弔處云
월남(月南)공간에서 물품을 먹이고, 목(睦) 상(相)인물을 만나 뵈었다. 물품을 몇 순배 돌리고 즉시 인사하고 일어섰다. 사백(士伯) 대감인물과 별채에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秣馬月南 拜睦相 酒數行卽辭起 與士伯台 蹔話于別舍
날이 이미 저물 무렵 무위사(無爲寺)공간를 찾아가다가, 가는 길이 안정동(安靜洞)공간에 있는 죽은 전한(典翰)개념 이수인(李壽仁)인물의 옛집을 지나기에, 물품에서 내려 둘러보았다. 집은 이미 없어졌고, 오직 객당(客堂)과 초당(草堂)만 남아있으나 이 또한 무너져 볼만 한 데가 없고, 연못은 전부 수풀에 파묻혀 찾기 어려웠다. 다만 오른편으로 큰 시내에 임하여 경치가 꽤 좋고 소나무와 대나무가 무성하여, 그윽한 풍취가 매우 풍부했다. 큰길과 번성한 고을이 불과 몇 리 떨어져 있는데 이와 같이 빼어난 경지가 있다니, 가히 얻기 어려운 곳이라 할만하다. 이 <Term id="M523" name="전한">전한(典翰)인물</Person>의 양아들인 참봉(參奉)개념 이석형(李碩亨)인물이 말하길, 재변(災變)을 만나 이사를 하고 버려두어 황폐하게 되어버렸다고 하였다. 경승지를 아무나 소유할 수 없다는 사실을 비로소 알았다. 깊이 성찰하게 하는 일이다.
日已暮矣 尋向無爲寺 路過安靜洞故李典翰壽仁舊居 下馬 歷覽 家舍已撤 只存客堂及草堂 而亦頹毁無可觀 池塘皆蕪沒難尋 但右臨大溪 泉石頗勝 松竹蕭森 幽趣甚多 距大路大村 不盈數里 而有此絶境 可謂難得之地 典翰之繼胤參奉碩亨 謂有災變移居而棄之 已成荒廢之地 始知勝地非人人所可有 令人發深省也
길을 돌려 무위사공간로 돌아왔다. 절이 썰렁하고 누추하며 중들도 몇 없으나, 주위를 둘러싼 산세가 아름답다. 절이 언제 세워졌는지 알지 못하나 아마도 고려 시대에 지어졌을 것이며, 병화(兵火)를 몇 차례 겪고도 온전하게 보존될 수 있었다고 한다. 대장전(大莊殿)공간에서 유숙했는데, 방이 그나마 괜찮았다.
轉歸無爲寺 寺已荒陋 僧徒亦凋殘 而山勢周遭嫩媚 寺之設不知幾年 蓋是前朝所建 屢經兵火 而能得完全云 宿于大莊殿 房舍稍好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