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61022

jiam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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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6년 10월 21일 丙子년 己亥월 乙巳일, 양력 1696-11-16 1696년 10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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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6년 10월 22일 을사
二十二日 乙巳
맑음
백만두(白萬斗)인물가 약으로 쓸 검은 콩물품을 가지고 만나러 왔다. 잠시 만났다.
白萬斗持藥用黑太來見 暫與相見
박필중(朴必中)인물이 편지를 보내 문안하며 홍시물품를 보냈다.
朴必中書問 送紅柿
변최휴(卞最休)인물물품를 가지고 왔다.
卞最休持生梨來
박세림(朴世琳)인물이 왔으나, 병 때문에 만나지 못했다.
朴世琳來 病不見
이복(爾服)인물이송(爾松)인물이 왔다.
爾服爾松來
○우리 집안이 환난을 겪고 나서부터 각 유배지는 어떤지? 지금 <Person id="P0459" name="목내선">신지도공간</Place>는 서로 간에 전혀 문안을 하지 않고, <Person id="P0427" name="류명현">우이도공간</Place>는 제일 부지런히 문안하였으나 서신이 갑자기 끊겼다. 병영공간권 대감인물도 소식을 묻는 일이 없으니, 저들은 모두 소식을 주고받는 걸 꺼려하기 때문인 듯하다. 저들이 이미 이렇게 하니 나도 왕래하고 싶지 않아서 갑자기 서로 문안을 하는 일이 없어졌다. 며느리인물권 대감인물을 문안하고자 하였으나 또한 금지시켰다. 이번에 권 대감인물이 편지를 보내서 소식을 물으니 참으로 이상하다. 유일하게 정 판서인물가 처음 소식을 들었던 날에 심부름꾼을 시켜서 편지를 보내 자신의 뜻을 알렸고 그 후로도 서찰이 끊이지 않았으니, 친척이 남보다 낫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그리고 환난이 닥쳤을 때 인심도 바로 볼 수 있었다. 슬프다.
○吾家自遭患難以來 諸謫所如■ 今薪智島絶不相問 牛耳島最爲勤問 而書信頓斷 兵營權台亦無問信之事 蓋想彼皆連信爲嫌故也 彼旣如此 吾亦不欲相通 頓無相問之事 子婦欲候權台 而亦禁而止之矣 卽者權台送書以問 良可異也 唯鄭判始聞之日 專書致意 厥後書札不絶 始知親戚勝於他人 而患難之際 人心乃可見也 噫
○근처 여러 고을에 알고 지낸 사람들은 와서 문안하지 않는 사람들이 없다. 내 몸에 생긴 병이 깊어지고 계속되자 역시 제철 과일과 반찬재료를 끊임없이 보내니, 내가 평소 남들에게 미움을 받지 않아서 그런 듯하다. 사람들 모두 툭하면 말세 풍속의 야박함에 대해 말하지만 덕을 지닌 사람의 말이 아님을 이제야 알았다. 또한 순박한 풍속이 시골구석에만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어찌 벼슬아치들이 부끄러워해야할 거리가 아니겠는가. 한심하다.
○近處數邑相知之人 無不來問 及余身病沈綿 亦無不以時果饌物 饋遺相屬 蓋余平日不見忤於人而然也 人皆喜言末俗之薄 而始知非有德者之言 亦無乃淳風獨在於鄕曲 豈不爲搢紳之所羞耶 噫
○극인 정여(靜如)인물의 편지를 보니 그저께 운주동(雲住洞)공간에 도착했다고 한다. 양강(楊江)공간 근처는 바람과 우박이 예사롭지 않아 아름드리나무가 시든 파처럼 꺾였고, 곡물, 풀, 나무는 조각조각 부서지고 쪼개져 밭이고 들이고 쑥밭이 되어 추수할만한 곡식이 한 묶음도 없었다. 심지어 건장한 사내는 길에서 우박을 맞아 끔찍하게 죽었으니, 이는 지난 옛날에도 없었던 이변이다. 정여인물의 집안이 큰 흉년이 든 해에 또 뱃짐을 잃은 탓에 살아갈 방도가 전혀 없었으므로 하는 수 없이 천안공간에 셋집을 구해서 어른들과 처자식을 데리고 옮겨서 머물 계획을 하고, 정여인물는 뱃짐을 마련하기 위해 이곳에 내려왔다. 그 사람의 절박한 상황은 들어보지 않아도 상상이 가니 지극히 걱정스럽다.
○見靜如棘人書 再昨來到雲住洞云 楊江近處 風雹非常 拱抱之木 折如葱萎 穀物草樹 片片碎斷 田野蕩然 無一束可收之谷 至於壯夫被雹暴死於路中 此乃前古所無之變也 靜如家大凶之年 又失船卜 萬無生道 不得已僦屋於天安地 將爲奉率移寓之計 靜如則爲措船卜 下來于此 其形勢之切迫 不聞可想 極可慮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