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30116

jiam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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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3년 1월 15일 癸酉년 甲寅월 庚申일, 양력 1693-02-20 1693년 1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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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3년 1월 16일 경신
十六日 庚申
오후에 비가 오다가 저녁 무렵에 그침
午後雨 向夕止
신사(新舍)공간 뜰 앞에 유자(柚)물품, 모과(木瓜子)물품, 괴산대리자(槐山大梨子)물품를 심었고 구사(舊舍)공간의 남쪽 창밖에는 사철동백(四節冬栢)물품, 으름덩굴(木通)물품을 심었다. 또 죽도(竹島)공간에는 유자(柚)물품, 괴리자(槐梨子)물품 사철동백(四節冬栢)물품, 으름덩굴(木通)물품을 심었다.
新舍庭前種柚子木瓜子槐山大梨子 舊舍南窓外種四節冬栢子木通子 且於竹島種柚子槐梨子四節冬栢子木通子
○지난겨울, 동짓달 스무날 전에 진달래물품를 화분에 심어 방안에 뒀었다. 섣달 스무날 후에 꽃을 피웠는데, 지금은 활짝 피어 탐스럽고 고운 모습이 볼만하다. 하루는 집사람인물이 와서 완상하다가 글자를 모아 싯구를 만들었다.

화분의 꽃이 일찍 펴서
봄기운이 방안에 가득하네
노인은 꽃처럼 젊어지고
청춘은 길이 끝나지 않기를



집사람인물은 글을 모르지만 다만 아이들이 책을 읽을 때 곁에서 듣고 기억하여 잊지 않고 있었다. 자못 책 읽고 공부하는 사람과 비슷하니 비록 부녀자이지만 물려받은 문장이 있는 것인가? 지금 여기에 지은 마지막 구는 나의 늙음을 가련하게 여겨서 다시 젊어지길 축원한다는 뜻을 말한 것인데, 압운(押韻)을 알지 못해 시구가 아닌 듯하지만 기상이 꽤나 좋고 넉넉한 맛이 있어 볼만하다. 오랫동안 병을 지녀서 점차 위태로운 고질이 되어 (…) 이를 통해 볼 때, 장수도 기대할만하다. 기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이것을 기록하는 것은 매우 가소로운 일이지만 죽을 뻔 했다가 약간 소생한 후의 기상이 볼만하므로 이렇게 기록해 둔다.
○前冬之至月念前 植杜鵑樹於盆 置房中 至臘月念後 乃吐花 今方盛開 豊艶可賞 一日室人出來翫賞 仍集字成句曰

早發一盆花
春色滿房中
老人少如花
靑春長不盡



室人未能識字 只於兒輩誦讀之際 傍聽而傳記不忘 頗類讀習之人 雖在婦女 文脈亦有來耶 今此所作末句 憫余衰白 祝願更少之意云 不解押韻 不似詩句 而氣像頗好 紆餘可觀 積年抱疾漸至危痼 而猶遐年 或□歇□ 抑作此□ (以)此觀之則遐年亦可期矣 不能無□焉 余之記此 殊涉可笑 而阽危少甦之餘 氣象可觀 故聊識之如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