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70305

jiam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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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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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7년 3월 4일 丁丑년 甲辰월 丙辰일, 양력 1697-03-27 1697년 3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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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7년 3월 5일 병진
五日 丙辰
맑음
아침 식사 후에 젊은 주인개념 서이징(徐爾徵)인물, 정세화(鄭世華)인물옥룡동(玉龍洞)공간으로 갔다. 지원(智遠)인물도 따라 갔다. 오늘 귀향길을 멈춘 것은 이 때문이다. 서신귀(徐藎龜)인물의 집에서 15리 쯤 떨어진 곳인 예전에 할아버지인물께서 유배와 머무르셨던 곳으로 찾아간 것이다. 그곳은 마을 사람들이 밭을 일구어 집터가 완전히 변해버려, 위아래 연못과 두 연못 사이의 죽정(竹亭) 터만 겨우 남아 있었다. 정자의 주춧돌은 완연하였지만 가시덤불에 파묻혀 있었고, 서성대며 이곳저곳 돌아보니, 서글픈 마음을 가누기 어려웠다. 앞마을에 사는 당시의 주인을 찾으니, 김의탁(金義卓)인물인데 이미 죽었다. 그 인물를 불러 이야기했더니, 지난날의 일을 꽤 자세히 말해주었다.
朝食後 與少主人徐爾徵鄭世華往玉龍洞 智遠亦隨之 今日停行 蓋爲此也 距徐家十五里許 尋到昔年王考謫居處 則村人起耕 基址盡變 只爲上下池及兩池間竹亭基 礎石宛然 而荊棘埋沒 彷徨顧眄 愴懷難裁 問前村當時主人 則金義卓 已死 招其妻而語之 渠言前日事頗詳
같이 간 사람들이 옥룡사(玉龍寺)공간[1]를 새로 중건하여 볼만하고 거리도 여기서 지척이니 가보자고 하여 같이 갔다. 중들이 나와 맞이했다. 사우(寺宇)가 정갈했다. 법당 아래 우물이 있는데, 얕지만 넓었다. 우물 윗부분을 덮개로 얹어 씌워 놓았는데 물맛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절 뒤에 부도가 있고, 절의 청룡(靑龍) 밖에 또 부도물품가 있다. 이 절은 도선국사(道詵國師)인물가 머물던 곳이라고 하고, 두 부도는 도선국사 모자의 사리물품를 안장한 것이라고 하는데 둘 중 어느 것이 어머니인물의 것이고 어느 것이 아들인물의 것인지는 모른다고 한다. 중들이 소반에 박산(朴散)물품[2]곶감물품을 담아 올렸다. 또 꿀물물품도 권했다. 내가 술을 마시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그런 것이다. 중들이 또 점심밥을 대접하려 했으나, 내가 그러지 못하게 막고 즉시 일어나 돌아오니 날이 이미 정오를 지났다.
同行人言 玉龍寺重新可觀 此去只尺 願往見之 仍與進去 僧徒出迎 寺宇精洒 法堂下有井 淺而廣 屋其上而覆之 但水味不甚佳 寺後有浮屠 寺之靑龍外 又有浮屠 此乃道詵國師所居之寺 兩浮屠乃國師母子舍利所藏 而不知孰爲母孰爲子云 僧徒盤盛朴散乾柹以進 且以蜜水勸之 亦知余不飮酒也 僧徒又欲供點心飯 余麾而止之 卽起而歸 日已過午矣 旣歸
<Term id="M552" name="주인">주인인물</Person>이 물품반찬물품을 가득 차려 올리고 죽력고(竹瀝膏)물품도 주었다. 밤이 되자 이웃의 악공 몇 명을 부르고, 또 소실도 불러내어 거문고물품를 뜯고 노래하게 했다. 노래가 맑고 은은하여 들을만했다. 또 다시 간단한 음식을 내고, 밤이 깊어서야 파했다.
主人盛備餠饌以進 且供竹瀝膏 旣夜招致隣樂數輩 且出小室 使之彈唱 其歌淸越可聽 又進小饌 夜半乃罷
성불사(成佛寺)공간의 중 유안(裕眼)인물이 와서 알현했다. 이 사람은 고(故) 윤선구(尹善耉)인물의 아들로서 속명은 익삼(益三)이다.
成佛寺僧裕眼來謁 此卽故尹善耉之子俗名益三也
옥룡동(玉龍洞)공간에 도착하여 문득 감흥이 일어 읊다

옥룡동공간 깊은 골 산새 우는 곳에
할아버지인물 머물던 집터 수풀에 묻혀 들꽃만 환히 피었네
가까이서 모셨던 일 온통 꿈만 같아
봄바람 흐르는 눈물에 감회를 이기지 못하네

○到玉龍洞 有感偶吟

玉洞■深山鳥鳴
遺墟草沒野花明
趨庭往事渾如夢
灑涕東風不勝情

주인개념 서신귀(徐藎龜)인물 군(君)에게 줌

다정한 눈빛으로 거듭 맞아준 옛 주인
시간 흘러 늙었지만 천진함은 그대로네
손 맞잡고 할아버지인물 유배 왔을 적 이야기하니
한없이 슬픈 마음 눈물로 수건 적시네

○贈主人徐君

靑眼重開舊主人
百年變態見天眞
相携說到當時事
無限悲懷淚滿巾
























주석[ ]

  1. 옥룡사(玉龍寺) : 전라남도 광양시 옥룡면 추산리 295 소재 절터. 광양 백운산 남쪽 백계산 서남쪽 자락에 있음. 도선국사가 창건했고, 그가 머물다 입적한 곳이다. 1878년 화재로 완전히 소실되어 현재는 터만 남았고, 도선국사와 그 제자 경보대사의 부도와 비석도 1920년 경 모두 파괴되었다. (『조선금석총람』에 비문의 내용이 전함) 현재 절터에는 건물터와 석탑 부재만 남아 있고, 운암사로 넘어가는 길목에 근래에 복원된 도선국사와 경보대사의 부도와 탑비가 있다.
  2. 박산(朴散) : 고물로 쌀로 만든 백당을 묻혀 먹는 한과. 유밀과 산자류의 하나로 박산(薄散) 또는 백산자(白散子)라고도 한다. 1611년 허균이 지은 《도문대작(屠門大嚼)》에 전라북도 전주의 명산물이라고 기록되어 있다.